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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혼 후 한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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by 겨울 새벽의 바람 2021. 7. 2. 00:57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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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.

새로운 작은 집에는 반려식물들이 늘었다.

초록이들이 있으니 더 마음이 편안하고 보기에도 좋다.

오늘 새로 도착한 꽃 피는 극락조까지 더해 창가가 제법 푸릇해졌다.

수채화 고무나무는 하루가 다르게 새 잎이 무럭무럭 올라온다.

무언가 자라나는 것을 바라보고, 매일의 성장을 감지할 만큼의 여유가 생겼구나 싶다.

 

2.

꽃 학원의 다음 수업과정을 이어 듣기로 했다.

기간은 7월부터 12월까지, 매주 목금 7시간.

기간도 비용도 높지만 그만큼 다양한 커리큘럼을 들을 수 있어 기대가 된다.

과정 중 특히 해보고싶은 것들:

한송이 포장은 친구들과의 만남에 작은 기쁨을 더할 수 있을 것 같아 유용할 것 같다.

플라워박스, 핸드타이드 역시 기본적으로 익히고 싶은 부분이고.

리스! 드라이 리스도 기대 돼. 리스 수업을 들으면

12월 겨냥한 크리스마스 아이템을 퀄리티 있게 만들어볼 수 있을 것 같다.

화병꽂이나 테이블센터피스는 추후에 도자기와 병행할 클래스를 위해 잘 익히고 싶다.

목, 금은 학원에 열중하고 다른 날은 주문 건 제작 소화/꽃과 접목할 수 있는 아이템 개발 및

훈련용 꽃으로 바로바로 테스트 해볼 수 있게끔 알찬 시간으로 보내야지.

 

3.

책갈피 주문은 소량 들어오고 있고,

새로 만든 인센스 홀더 관련 펀딩을 계획하고 있다.

원석과 우드 인센스홀더 키트인데, 펀딩을 하든 일반 판매를 하든

어떤 사람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고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부분이라 글쓰기가 필요하다.

모티브와 기본 개념 / 제작동기 / 제작과정(사진) / 펀딩 목표 및 기타 예산관련 기획 필요.

시제품 샘플은 만들었고 모티브와 기본 개념 정리를 위해 스스로 더 단단하게 공부해야겠다.

차크라를 모티브로 했기 때문에 요가 수련도 다시 시작해보려고 한다.

 

4.

오늘은 미용실을 갔다가 귓바퀴에 피어싱을 했다.

생각보다 꽤 아팠다. 뚫고 나니 괜찮지만.

만족도는 매우 높다! 생각보다 예뻐서.

그런데 나는 단발머리라 귀 뒤로 머리를 넘길 때 건들려서 아프고,

더구나 마스크를 쓰고 벗기를 반복하니 조심해야 한다.

 

5.

몇 개월만에 운전학원에 방문해서 묵은 면허증을 수령했다.

기뻐서 책장에 진열해두었다.

 

6.

더이상 불안함이나 고통은 없다. 하지만 잘 지내다가도

가끔 구남편을 생각하면 뒷 맛이 씁쓸한 커피를 마신 것같은 기분이 든다.

최근 아이 엄마가 된 친구를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,

그와 헤어지고 자기 객관화가 많이 되었고

모든 선택과 책임은 나에게 있으며 다른 요소들은 겉절이라고 말했다.

지금 잘 지내고 있고, 각자의 길을 선택했음에 후회는 없지만

만약 불같이 다투고 미워하고 참지 못하던 그 때에

현재처럼 자기객관화가 된 상태였다면, 더 잘 했을 것 같다고.

그 때처럼 행동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고. 그것은 아쉽다고 말했다.

행복하자고 시작한 길의 끝에, 결국 상처를 나눠 가지게 되어 그 사람에게도 미안하다.

우리는 종종 안부를 주고받고 진심으로 서로의 흥함을 응원하지만,

명백한 현실은 우리가 이제 서로의 손을 놓았다는 것이다.

손을 잡고 약속하던 말의 온도를 떠올리면,

젊고 풋풋하고 기대에 차 있던 시절을 생각하면

이토록 무상한 추억과 그래도 이리 살아감에 서글퍼진다.

나의 일상은 새롭게 자리잡고 있고, 멘탈은 여느 때보다 건강하지만

이 씁쓸한 뒷맛은..... 아주 아주 오래 남아있을 것 같다.

그럼에도.... 이제는 앞만 바라보고 걷기로 했기 때문에,

오래 음미하지는 않을 것이다.